날씬해야만 앞으로 나갈 수 있다

먹고 토하는 걸 두 번 반복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몸무게 쟀을 때보다 900g이나 늘었다. 살찌는 건 공포다. 역시 그냥 안 먹어야만 살이 빠지는 것 같다. 진짜 연명할 만큼만 적게 먹어야겠다. 아예 안 먹을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제대로 먹고 평소에 운동 많이 해서 몸매 유지하는 게 건강한 방법이란 거 나도 알고는 있지만 그건 날씬해야만 가능한 것 같다. 이 몸으론 도저히 밖에 나갈 자신이 없다.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냉정하고 무섭다. 모두가 날 혐오스럽게 쳐다볼 것 같다. 이게 꼭 피해 의식만은 아닌 게 실제로도 뚱뚱한 사람들 싫어하는 사람 인터넷만 봐도 아주 많다.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극혐이라고, 돼지는 싫다고 말을 한다. 그래서 나도 뚱뚱한 내가 정말 추해 보이고 싫다. 나는 그 어떤 남자에게도 사랑받을 자격 없다. 누가 날 이성으로 느끼고 사랑한다면 이해가 안 가고 그 사람까지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일 것 같다. 외모 외에 다른 가치들은 외모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되어야만 빛을 발하는 것이다. 못생겼더라도 뚱뚱한 것보단 낫다. 마른 사람이 못생기면 호감은 아니어도 적어도 한심해 보이지는 않는데 뚱뚱한 사람은 예쁘든 못생겼든 안타깝고 한심해 보인다. 그리고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은 모두 살을 빼야만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여행 다니면서 사진 찍기, 예쁜 옷 쇼핑하고 사진 찍기, 사람 만나기.. 모두 뚱뚱한 몸 때문에 움츠러들어선 절대 할 수 없는 일들이다. 뚱뚱한 모습으로는 어딜 나가고 싶지 않다. 뚱뚱한 내 사진은 절대 남기고 싶지 않다. 그 어떤 옷도 뚱뚱한 사람을 날씬하게 만들어주진 않는다. 뚱뚱한 모습으로는 사람들 앞에서 진정한 나를 드러낼 수가 없다. 드러낸다 해도 별로 좋게 봐주지 않는다. 좋게 봐준다 해도 절대 내게 이성적인 호감은 갖지 않는다. 내가 똑같은 말을 해도 남자들은 날씬할 때랑 뚱뚱할 때랑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다. 꼭 남자친구를 사귈 필욘 없지만 날씬하고 인기 많아도 남자를 안 만나는 거랑 아무도 호감을 가져주지 않는 모습이라서 못 만나는 건 전혀 다르다.

덧글

  • 박수경 2016/07/31 03:32 # 삭제 답글

    공감요~~ㅜㅜ
  • ㅂ기 2016/08/03 08:43 # 삭제 답글

    남자를 빨리 만나야지 노처녀라는 더무서운 현실이 안오지;;
    그리고 뚱뚱해도 순종적이기만 해도 결혼하는 애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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